💸 퇴근 후 경제노트 · 열두 번째 기록
‘채권을 샀다’는 말은 익숙한데, 막상 무엇을 산 것인지 설명하려면 조금 막막하다.
주식처럼 회사의 일부를 갖는 걸까? 아니면 은행 예금처럼 돈을 맡기는 걸까?
채권은 돈을 빌린 쪽이 정해진 조건에 따라 이자와 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약속을 담은 증권이다.
오늘은 복잡한 채권 가격 이야기보다 먼저, 채권을 사고 나면 누가 누구에게 돈을 주고받게 되는지부터 정리해봤다.
🤔 100만 원을 빌려주고 받는 약속
가상의 H회사가 채권을 새로 발행했다고 해보자.
내가 이 채권을 처음 발행될 때 100만 원에 샀고, 액면금액은 100만 원, 만기는 2년이라고 가정하자. H회사는 매년 3만 원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약속대로 돈이 지급된다면 흐름은 이렇게 된다.
| 시점 | 내가 내는 돈 | 내가 받는 돈 |
|---|---|---|
| 처음 살 때 | 100만 원 | 0원 |
| 1년 뒤 | 0원 | 이자 3만 원 |
| 2년 뒤 | 0원 | 원금 100만 원 + 이자 3만 원 |
처음에 내가 낸 100만 원은 H회사로 들어간다.
대신 나는 H회사로부터 정해진 날짜에 이자와 원금을 받을 권리를 갖게 된다.
이해를 위해 세금과 수수료는 없고, 중도상환 없이 약속한 날짜에 모두 지급된다고 가정한 고정금리 채권 사례다.

📊 주인은 아니지만, 돈 받을 권리가 있다
주식과 채권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내가 무엇을 갖게 되는가다.
주식을 사면 회사의 지분을 가진 주주가 된다. 반면 채권을 사면 회사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받을 권리를 가진 채권자가 된다.
그래서 회사가 크게 성장하고 이익이 급증한다고 해서 위 채권의 이자가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회사 사정이 나빠지면 약속한 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도 중요해진다.
기업이 발행한 채권은 회사채, 정부가 발행한 채권은 국채라고 부른다.
누가 발행했는지에 따라 돈을 갚을 능력과 위험도 달라질 수 있다.
🔄 이미 발행된 채권을 산다면?
여기서 하나 더 구분할 게 있다.
나는 꼭 채권이 처음 발행될 때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다른 투자자가 가지고 있던 채권을 중간에 살 수도 있다.
이 경우 내가 지급한 돈은 채권 발행회사에 새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채권을 판 투자자에게 간다. 대신 앞으로 받을 이자와 원금에 대한 권리가 나에게 넘어온다.
즉,
처음 발행된 채권을 산다 → 발행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거래
이미 발행된 채권을 산다 → 다른 투자자로부터 돈 받을 권리를 사오는 거래
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같은 채권이라도 언제, 얼마에 샀는지에 따라 실제 투자수익률은 달라질 수 있다.
이 부분이 다음 글에서 살펴볼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왜 내려갈까?’와도 연결된다.
⚠️ 약속이 있다고 원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채권에는 이자와 원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이 있지만, 약속이 있다는 것과 반드시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돈을 빌린 기업이나 기관의 사정이 나빠지면 이자나 원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고 중간에 팔 경우에는 내가 처음 산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 수도, 낮은 가격에 팔 수도 있다.
특히 채권형 펀드는 여러 채권을 담아 운용하는 투자상품이다.
특정 채권 한 장을 만기까지 보유하는 것과는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위 사례처럼 특정 날짜에 내가 투자한 원금이 그대로 돌아온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 오늘의 기록
채권은 정해진 이자와 원금을 받을 권리다. 하지만 누구의 약속인지, 그리고 얼마에 샀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채권을 봤다면 한 번 더 물어보자.
“누가, 언제, 얼마를 갚기로 했을까?”
다음 글에서는 금리가 오르면 이미 가지고 있는 채권의 가격은 왜 내려갈 수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 본문의 회사와 숫자는 개념 설명을 위해 만든 가상의 사례입니다.
※ 이 글은 경제·투자 관련 정보를 공부하고 정리한 내용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추천이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